고양이는 호기심이 많고 입으로 탐색하는 습성이 강해, 일상 속 물건을 잘못 삼키는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실, 비닐, 고무, 장난감 등 이물질을 삼킬 경우 위장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빠른 대처가 생명을 구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고양이가 이물질을 삼켰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보호자가 취할 수 있는 대처법, 그리고 병원에서 어떤 진료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자세히 안내합니다.
고양이가 이물질을 삼켰을 때 보이는 증상
고양이가 이물질을 삼켰을 경우 증상은 삼킨 물질의 종류, 크기,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잦은 구토 시도입니다. 고양이가 계속 구역질을 하거나 침을 과도하게 흘릴 때는 식도에 뭔가 걸려 있거나 위장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식욕 부진, 무기력, 복부 통증, 구토 후 먹은 음식 그대로 토하는 경우, 배변 문제(설사 또는 변이 없음) 등도 주요 증상입니다. 특히 실이나 끈 같은 길이가 있는 물질을 삼킨 경우, 장에 엉키면서 장폐색이나 장천공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고양이는 통증으로 인해 울거나, 복부를 만졌을 때 예민한 반응을 보입니다. 삼킨 지 시간이 오래되지 않았더라도 고양이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거나, 눈에 띄게 식욕이 떨어진다면 빠르게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증상’ 상태에서도 사고가 진행 중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고양이는 통증이나 이상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어, 보호자가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장난감 일부가 사라졌거나, 입 주변에 실이 묻어 있는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호자가 취할 수 있는 응급 대처법
고양이가 이물질을 삼켰다고 의심되거나 확실히 목격한 경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억지로 빼내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입에 걸친 상태라면 무리하게 당기지 마시고, 바로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실이나 리본 등은 당길 경우 장이 찢어질 수 있으므로 절대 당기면 안 됩니다. 응급 대처 시에는 다음과 같은 체크리스트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1. 삼킨 시간 확인: 가능한 한 정확한 시간 파악이 중요합니다. 진료 시 도움이 됩니다.
2. 삼킨 물질의 종류와 크기 파악: 삼킨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무엇인지, 몇 cm인지 기록해둡니다.
3. 증상 관찰: 구토, 식욕 감소, 무기력, 배변 여부 등 변화된 행동을 메모합니다.
4. 금식 유지: 병원 진료 전까지는 음식이나 물을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5. 빠른 병원 방문: 집에서 대처하는 것보다 조기에 병원에서 진단받는 것이 예후를 좌우합니다.
간혹 인터넷에서 ‘강제로 토하게 하는 방법’을 검색해 시도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토하는 구조가 약하고, 잘못된 시도로 기도를 막을 수 있어 절대 권장되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진단 및 치료 절차
고양이가 이물질을 삼켰다고 판단되면 동물병원에서는 기본적으로 문진과 신체검사를 진행한 후, 영상 진단(엑스레이 또는 초음파)을 통해 위치와 상태를 확인합니다. 삼킨 이물질이 금속이나 플라스틱류일 경우에는 엑스레이로 쉽게 확인되지만, 실이나 천은 초음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소화기관에 이물질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다음 단계로 내시경을 통한 제거 또는 수술적 개입을 진행합니다. 식도나 위 안에 있는 경우 비교적 간단히 내시경으로 제거가 가능하지만, 장까지 내려간 경우에는 개복 수술이 필요합니다. 수술 시간은 평균 1~2시간, 회복에는 약 3~5일의 입원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과 수술의 ‘타이밍’입니다. 삼킨 직후 빠르게 병원에 왔을 때는 경과가 좋은 편이지만, 이틀 이상 방치되면 장천공이나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진료비용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내시경 시술은 평균 30~50만 원대, 수술은 70만 원~150만 원 정도 소요될 수 있습니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만큼, 예방과 조기 발견이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고양이가 이물질을 삼키는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빠른 대처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보호자는 항상 고양이 주변 환경을 청결히 유지하고, 위험한 물건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이상 행동이 보이거나 삼킴이 의심될 때는 즉시 병원을 방문해 조기에 대응하세요. 반려묘의 안전은 보호자의 세심한 관심에서 시작됩니다.